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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알정보

불확실과 불안의 시대에 누가 나를 보호할수 있을까?

by 자상한시간 2023.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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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과 불안의 시대에 누가 나를 보호할 수 있을까?

 

강연 :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박경숙

 

여러분은 미래에 나이가 들었을 때 어떤 마음이 드실 거 같으세요? 외로울 거 같으세요?

혼자 살아가는 사람  결혼해도 자식을 낳지 않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우리가 미래의 불안과 불확실성를 직면했을 때에 어떠한 것이 필요한 것인지

우리의 가족 친밀성 돌봄은 어때야 하는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박경숙 입니다 67년생이고 제가 결혼을 미루게 됐던 거는?

가족을 누구보다도 꾸리고 싶은 마음은 컸지만 불안이 컸습니다.

그 막연함 속에서 그나마 자신 있다고 생각했던 공부를 했습니다.

학위를 따고  시간강사 첫 직장을 얻는  이과정을 거치면서

상당히 심적으로 힘들었습니다. 그 이유가

오로지 믿을 수 있는 거는 경력에서 인정받는 것인데

높은 것을 이루려고 더 많은 것을 이루려고 하다 보니

저의 삶이 고갈되었고

친구도 사라지고 경쟁자만 가득했다. 마음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사회학자임에도 외로운 사람이 됐습니다.

관계를 소홀이 한 결과라고 생각이 들어

사회를 살아가는데 중요한 것은 친밀한 관계다, 나의 속내를, 진실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누군가의 존재라는 것을 깨달아서 다른 삶의 전략을 한번 짜 봤어요

종교 취미생활도 갖으려고 노력하고  욕심도 내려놓고 여유 있게 생활을 해보자

그러던 차에 코로나가 터졌습니다.

2년 동안 단절 된 생활을 했습니다. 홀로 사는 사람들이 비슷한 생활을 했을 거예요

코로나 시기 전에 형식적으로 유지됐던 모든 관계가 다 뚝떨어져 나갔습니다.

오로지 혼자 만의 시공간 안에서  먹고 자고  혼자 놀고 혼자 돌아다녔습니다

일과를 지키는 거 같았지만 점점 사라지고 있었어요

기억이 사라졌어요 나라는 존재가 사라지고 있었어요

그리고 세상도 사라지고 있었습니다.

사람은 같이 있을 때 함께 있을때 살아가는 겁니다.

이제는 더 이상 살 수 없다.

아, 죽음이 이런 거구나 라는걸 생각하면서

제가 정말 자신 없었던

이제껏 한 번도 키워보지 않았던 반려견을 키우게 됐습니다.

이제는 반려견과 교감하면서 마음이 많이 편안해졌지만

그렇지만 여전히 불안합니다.

저의 미래는 어떤 위험에 처하게 될까요?

누가 저를 보호해 줄까요?

 

지난 30년 동안 

우리 사회는 불확실성이 엄청나게 심화되었습니다.

여러분의 부모세대 여러분 선배님들께서

당연하게 생각했던 삶의 표준모델이 급격히 해체되었어요

제가 2000년대 여성의 삶을 알기 위해서

여러 여성분들을 인터뷰한 적이 있습니다.

그 당시 제가 맞난 30대 여성의 태도가 제겐 엄청나게 놀라웠습니다.

명문대 나오고 대기업을 다니며 직장 생활했고 결혼을 해서 아이도 있었어요

구조조정으로 명예퇴직을 권장받고 있어서 자신에게 엄청 고민이 되었던 거죠

일 과 가족을 양립할 수 없다고 한다면 그리고 어차피 일을 그만둬야 한다면 

여성에게 남았던 일이 무엇일까요?

아이를 잘 키우는 것 아이의 교육에 성공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결혼을 하고 나서도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도

일자리를 또 찾아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가정생활을 잘해야 하는 것도 어머니의 책임이었고요

지금의 젊은 여성들은 고등교육을 받았고

또 좋은 기업에서 정말 유능하게 인정받는 커리어 우먼이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서는

가정과 아이를 키우는 것은 여성의 몫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훌륭한 남편이라고 하더라도요

그것이 나의 일이라고 아직까지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여성들이 무엇을 선택할까요? 어떤 삶이 합리적인 선택일까요?

일과 가족의 양립을 위해서는 좋은 직장 그리고 훌륭한 남편

그리고 자신의 돌봄을 대체할 수 있는 돌봄 자원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근데 그러한 조건을 가진 여성이 얼마나 됩니까?

가정을 선택했을 때  가정을 선택한 만큼 보상을 줄 수 있을 정도로 가정생활이 안정적인가?

보십시오 지금 우리 사회 실업률이 얼마나 많고 불평등이 얼마나 심화되고
일자리 구하기가 얼마나 어렵습니까?

1인 생계부양의 모델은 이미 해체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젊은 여성들은 무엇을 선택할까요?

나를 실현하겠다는 겁니다. 나 자신의 삶을 살겠다는 겁니다.

우리 사회 출산율이 굉장히 많이 떨어지게 된 것 

비혼율이 증가라고만 생각한다. 그 생각은 매우 근시안적인 생각입니다.

저출산의 원인을 따진다면

다양한 가족이라는 혼인과 혈연으로 얽혀있는

그 가족을 마치 피할 수 없는 운명처럼

짊어지게 하는 그 사회 안에서

우리가 다양한 친밀성 다양한 돌봄을

상상하지 못하면서 안전지대가 무너진 결과라는 것입니다.

 

최근 혼자 사는 가구가 우리나라  전체 1/3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혼인과 혈연 친족관계가 아지만 같이 사는 사람이 백만 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이제 비혼이 장기화되고 있고

다양한 동거의 증거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의 가족관계는 이미 너무 다양해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다양성을 

우리는 그저 어떻게 인식합니까?

문제야 저 집단 문제야 그렇게 생각하고 있진 않으십니까?

한부모가구 고령층 커플 비혼인데 함께 사는 동거가구

성폭력 아동학대로 피신 나와서 보호받는 위탁가정

맘 맞는 친구끼리의 동거 사실혼관계

이러한 다양한 관계성이 우리의 법과 제도 우리의 시선 안에서는 

균형적인 것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그냥 문제예요

아주 심각해요 일탈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제도에서 지원하는 각종 서비스와 정책에서도 다 제외되도록

틀이 만들어져 있어요

다각적으로 살기 위해서 만든 다양한 친밀성과 관계들이

제도와 사회로부터 보호받지 않은 채 고독과 단절 속에 방치되어 있는 것입니다.

가족과 이웃과도 왕래 없이

외부활동도 없이 혼자 오래오래 지내다가

고독사 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분들을 장례로나마 지키려고 가족들을 수소문해보지만

그 가족들이 등 돌립니다.

이미 연이 끊어졌다고 그렇게 무연고처리 되고 있어요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생각될 정도로 그 고통스러운 고독과 단절로부터

어떻게 삶이 보호될 수 있을까요? 이게 꼭 남의 이야기일까요?

 

여러분들은 미래가 행복할 것이라고 말씀하셨어요

운명의 신이 삶의 불안과 불확실성을 어느 순간 날려버릴 수는 없겠죠

그러면 과거의 틀로 돌아가야 할까요?

우리가 과거의 틀을 고수하면 할수록

오히려 제도와 현실에서의 삶 사이에서의 부조화는 더욱더 커질 것이고

사람사이의 갈등도 심화될 것이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가족을 젠더 관계를 

그렇게 행복하다고 생각했던 가족과 젠더관계를

젠더와 개인의 자율 그리고 개인의 평등의 관점에서 질문하고 있습니다.

아름답다던 가족의 관점에서 개인의 자유와 평등에 대해서 질문하고 있습니다.

개인중심으로 생존과 돌봄과 친밀성의 관계를

또 다양하게 실천하고 있습니다. 현실에서요

우리가 생각하는 가족이 아닙니다.

국가가 말하는 정상가족의 회복

지금의 인구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신혼부부들이 결혼을 해서 가정을 이루고

자녀를 낳는 것

정상가족을 회복할 수 있도록 국가가 지원하겠다.

 

출산장려

인구가 반토막씩 줄어들어 결국에 사라지게 되면

이건 총체적 파국이라고

그런데 그러한 인구위기 이야기를 들으면

여러분은 어떤 느낌이 드세요?

국가가 말하는 그 관점에서 나는 이사회에서 굉장히 문제적인 삶이네라고 또 생각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국가가 말하는 인구위기 관점이 오히려 위기라고 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가족도 재정의 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가족은 혼인과 혈연이 아니라

내가 힘들 때 내가 아플 때

아무도 기대할 수 없을 때 같이 있어주거나

혹은 나의 위안을 보살펴 줄 수 있는

그 누구가 가족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보다 더 넓은 유대와 신뢰를 경험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우리에게 닥칠 수 있는 인구소멸

인구가 다 사라지는데 제가 살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파국의 실체가 우리 삶의 이야기의 바깥에서

해석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사회가 이렇게 총체적으로 위험하고 불확실하며 불안한 사회로 가는

굉장한 중요한 원인에는 심층에는 불평등과 차별이 우리 사회에 드리워 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맹목적으로 믿고 있었던 가족 그리고 발전 성공 젠더관념 이들과 얽혀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인구가 다 사라지는 미래를 걱정하면서 준비해야 되는 것은 중요한 돈보다 더 절실한 것은

외롭고 고립되지 않도록 낯선 서로서로가 의지할 수 있는 버팀목을 지키는 것이 아닐까요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청년 중년 노년 모두가 자신과 소통하고 다양한 타인과 사물과 자연과 어울려지고

돌보는 기술을 매일매일 키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독사를 발견하는 사회가 아니라

아쉬운 것을 서로가 보태주는 이웃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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